칭찬합니다
함양 지역문화 탐방을 마치고
- 작성일
- 2007-08-06 22:18:02
- 작성자
- 전원규
- 조회수 :
- 551
함양대대에서 장병들이 작성한 역문화탐방 감상문입니다. 군부대장병들에게 하루나마 좋은시간 마련해 주신 군수님과 문화관광과 여러직원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문화재 많이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 8962부대 함양대대
함양대대 상병 김대곤
전날보다 햇빛이 잔잔했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햇볕의 따가운 느낌은 적었지만, 반대로 습하고 축축한 공기가 나를 우울하고 짜증나게 만들었다. 마치 군생활에 지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날씨였다.
오늘은 함양군청에서 주최하는 함양 지역문화탐방이 있는 날이다. 함양에 있는 주요 유적지나 명소를 둘러보는 것으로, 군복무 1년 반 동안 함양에서 거주했지만 다시 한 번 제대로 함양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껏 단순히 2년 동안 묶여있어야만 할 곳이라고 생각하면 쉽사리 정이가지 않았지만 바꿔 생각하면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무대라고 생각하면 꽤 중요한 곳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탐방을 다녀오지 못한 인원들이 B조가 되어 군청버스에 올라탔다. 오래 이동하지 않아 첫 번째 목적지인 ‘일두 선생’ 고택에 다다랐다. ‘일두 선생’ 고택의 백미인 솟을대문을 지나 사랑채와 안채까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문화관광해설사님의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넓은 고택을 둘러보다 내 눈이 머문 곳은 사랑채 앞의 작은 정원인데 그곳은 요즘처럼 자연과 동떨어진 주거환경에서 자란 나에게 ‘베란다에 조성된 화단은 집에다 자연을 잘라다 붙인 것이지만 고택의 정원은 자연 속에 집이 존재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한 다음 탐방지는 남계서원이었다. 옛 교육기관이었던 그 곳은 안동과 함께 학문으로 이름난 고장인 함양의 명성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서원 뒤 비탈 가파르게 오른 계단위엔 작은 사당이 있었는데 사당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에 공부로 막힌 가슴이 탁 트일 것 같다는 생각을 절로 할 수 있었다. 또한 해설사분의 설명에 의하면 대원군의 강경한 서원 철폐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킨 몇 되지 않는 대단한 서원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그 곳에 서있는 나도 괜히 절조와 기개가 자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상림공원에서 산책을 유유히 즐기고,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정말 맛있는 오곡밥을 먹고 다시 우리는 일정을 시작했다.
식사 후에 피곤할 것을 배려해서 해설사 분은 이동 간 휴식시간도 배려해 주셨고, 다음 목적지인 ‘서암 정사’에서는 자연석을 하나하나 세공해서 만든 불상들이 가득한 또 하나의 석굴암에 대해서 세세한 건립과정까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참 좋았다. 특히 작은 굴 안을 메우고 있는 돌과 그 돌 위에 수놓은 불상의 모습은 바깥세계와 다른 세계, 즉 우리의 몸 안에 있는 정신의 세계를 표현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모든 탐방이 끝나고 우리는 칠선계곡으로 가서 출발전 대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나마 군생활의 답답함을 씻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오도재’에서는 굽이굽이 어려운 길을 천천히 내려가면서 ‘산과 길이 이렇게 아름답게 어울리는 곳은 대한민국 그 중에도 함양이 제일이지 않은가’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나와 우리 부대 장병들은 부대에 하루의 ‘짧고도 긴’ 여정을 보내고 복귀했다. 우리들 모두는 각자의 마음속에 오늘의 함양 지역문화탐방이 자리잡겠지만 이 무더운 여름날 우리에게 하루만큼 즐겁고도 보람찬 볼거리와 먹거리와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인 함양에 대한 깊은 설명을 해주신 군청 관계자분들과 또 기회를 마련해주신 함양군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더해서 나는 오늘을 통해 내가 지키고 살아가는 ‘함양’의 긍지를 가슴속에 새겨 전역 후에도 가족들과 꼭 한번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도록 다짐하겠다.
함양대대 상병 박장수
처음 함양 투어를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곳이 경주나 제주 같은 관광도시도 아닌데, 무슨 투어를 간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에게 함양 투어의 경험은 저의 군생활에 있어서나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추억이었고 많은 것을 보고 듣는 배움의 사간이었습니다. 선비의 정신이 살아 있는 곳, 풍부한 자연과 문화 유적이 가득한 곳, 제가 군복무를 하고 있는 함양이라는 곳이 바로 그 곳이었습니다.
함양군의 문화관광과의 후원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안내해 주시는 분과 함께 투어를 출발하면서 제 마음은 소풍가는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가이드 분의 함양에 대한 소개와 이야기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고, 어느새 함양을 사랑하는 마음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처음 버스가 정차한 곳은 지곡면에 위치한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었습니다. 나는 한 마리 좀벌레와 같다 하여 스스로에게 ‘일두 라는 호를 붙이신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돌아보며 겸손하고 겸허한 선비의 정신을 은은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러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바닥에 놓인 붉은 바위나 우물, 화장실 같은 사소한 것들 마저 가이드 분의 자세한 설명이 더해지자 그것들이 새롭게 다시 보였습니다. 그 후 여러 가지 서원들 중 남계서원을 둘러보고 함양의 대표적인 명소 상림공원을 방문했습니다. 수천여종의 식물이 가꾸어지고 보존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상림 숲인 그 곳에서 여러 나무와 식물들의 향을 느끼며 오랜만에 자연에 취할 수 있었습니다. 넓은 부지에 잘 조성되어진 상림공원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아름다운 휴양림이었고, 처음 보는 나무와 꽃에 대해 알 수 있는 학습의 기회도 제공해 주었습니다. 푸른 숲 속 길을 걸으며 우리들의 마음속에 숲의 소중함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일깨워졌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병사들을 만족시키고 더운 날씨에 사기를 불어넣어 준 것은 소위 말하는 짬밥이 아닌 바깥 식당의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던 점심시간 이었을 것입니다.
부른 배를 잡고 오도재를 넘어 지리산으로 향하는 동안 피곤함 때문인지 포만감 때문인지 모두들 잠이 들었고, 오전에 방문했던 관광명소들이 머릿속에 새록새록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방문한 곳이 불교예술의 우수성과 가치를 느끼게 해 준 지리산의 ‘서암 정사’였습니다. 바위벽을 10년 동안 깎고 갈아 새긴 불상이나 사천왕상 같은 것들은 불자가 아닌 저에게 종교적인 느낌보다는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위대하게 느껴져 넋을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엄숙하면서도 섬세하고 풍부한 그 조각들은 불교예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리산 계곡 맑은 물에 발도 담궈 보고 전망대에서 지리산의 줄기와 봉우리들을 내려다보며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에 다시 한 번 감탄 했습니다.
이번 투어는 훗날 저에게 지겹게 군생활을 했던 그냥 공기 좋은 곳으로 기억될 뻔 했던 함양이, 이제는 나중에 가족과 함께 다시 와서 구경하고 즐기고 싶은 곳으로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함양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소중한 추억을 가질 수 있게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양대대 일병 정현석
글을 쓰기에 앞서 내가 지켜야 할 이 고장에 대해 처음으로 갖게 된 ‘진정한 애착심’의 계기를 제공해 준 함양군 대표님들과 지역주민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글을 쓰고자 한다. 나는 사실 함양에 대해 고작 지리적인 위치정도만 알고 입대를 하였다. 그래서 내가 근무 하고 있는 이곳을 나의 군부대 지역정도로만 생각해왔던 것 같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 함양에 대해 소개를 요구할 때마다 자신감 있게 대답하지 못 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이번에 있었던 ‘함양투어’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나는 내가 2년 동안 근무하는 지역에 대해 특별한 관심과 애착도 없이 오로지 나의 군 생활만을 생각 해 온 채 전역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처음에 대대장님께서 ‘함양투어’를 계획하고 계신다는 말씀에 약간은 놀랬다. 마치, 여렸을 때 소풍을 갈 때 드는 느낌처럼 기대감과 설레임이 조금씩 생겼다. 그런데, 더욱 놀랬던 것은 우리 대대에서만 자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함양군청에서 지원을 해주어 대대장님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순간, 그 소식을 듣고 감사의 마음이 크게 들었고, 그만큼 ‘함양투어’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졌다.
‘함양투어’의 날을 기대하며 맞이한 나로서는 당일도 기쁨으로 맞이하였다. 차량까지 대대에 준비시켜 놓고, 관광사까지 지원하여 우리 병사들과 함께 해준다는 말씀에 더욱 감격하였다. 그렇게 ‘함양투어’는 시작되었다.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부터 함양에 대해 친절이 그리고 자세히 소개해주시는 관광사의 열성이 내 마음에 계속해서 와 닿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함양을 그저 ‘농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러한 생각은 선입견이라고 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나로 하여금 함양에 대해 색안경이 아닌 깨끗한 투명한 안경을 쓰고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한편 함양의 군인으로서 자부심마저 들었다. 단지, 생산수단이 지리적 환경에 맞게 대응되어 서울과 약간은 다를 뿐이지, 어쩌면 도시보다 더욱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자족해하며 생산을 꾸려 나가는 이 곳 함양 지역주민들이 진정 욕심없이 사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대 전에도 한 번 방문하지 못했던 소중한 우리나라의 문화재들을 차차 탐방하면서 함양지역의 ‘미’에 대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마치, 역사가 살아있어 문화재를 통해 조상들이 얼마나 이 곳 함양을 사랑했는지 기쁜 숨소리와 환호의 소리를 내며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았다. 함양의 높은 봉우리와 깨끗한 물도 인정해 준 조상들의 ‘함양애착’을 이제는 나도 물려받게 되어 이번 ‘함양 지역탐방’에 크게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한 지역인 함양이라는 생각이 아닌 내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살아있는 아름다운 내 고장으로 생각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 할 것이다. 아울러, 이 곳 함양을 잊지 못하여 전역을 하고나서도 꼭 다시 찾아와 지금의 고마움에 보답하겠노라 다짐한다.
제 8962부대 함양대대
함양대대 상병 김대곤
전날보다 햇빛이 잔잔했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햇볕의 따가운 느낌은 적었지만, 반대로 습하고 축축한 공기가 나를 우울하고 짜증나게 만들었다. 마치 군생활에 지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날씨였다.
오늘은 함양군청에서 주최하는 함양 지역문화탐방이 있는 날이다. 함양에 있는 주요 유적지나 명소를 둘러보는 것으로, 군복무 1년 반 동안 함양에서 거주했지만 다시 한 번 제대로 함양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껏 단순히 2년 동안 묶여있어야만 할 곳이라고 생각하면 쉽사리 정이가지 않았지만 바꿔 생각하면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무대라고 생각하면 꽤 중요한 곳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탐방을 다녀오지 못한 인원들이 B조가 되어 군청버스에 올라탔다. 오래 이동하지 않아 첫 번째 목적지인 ‘일두 선생’ 고택에 다다랐다. ‘일두 선생’ 고택의 백미인 솟을대문을 지나 사랑채와 안채까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문화관광해설사님의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넓은 고택을 둘러보다 내 눈이 머문 곳은 사랑채 앞의 작은 정원인데 그곳은 요즘처럼 자연과 동떨어진 주거환경에서 자란 나에게 ‘베란다에 조성된 화단은 집에다 자연을 잘라다 붙인 것이지만 고택의 정원은 자연 속에 집이 존재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한 다음 탐방지는 남계서원이었다. 옛 교육기관이었던 그 곳은 안동과 함께 학문으로 이름난 고장인 함양의 명성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서원 뒤 비탈 가파르게 오른 계단위엔 작은 사당이 있었는데 사당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에 공부로 막힌 가슴이 탁 트일 것 같다는 생각을 절로 할 수 있었다. 또한 해설사분의 설명에 의하면 대원군의 강경한 서원 철폐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킨 몇 되지 않는 대단한 서원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그 곳에 서있는 나도 괜히 절조와 기개가 자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상림공원에서 산책을 유유히 즐기고,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정말 맛있는 오곡밥을 먹고 다시 우리는 일정을 시작했다.
식사 후에 피곤할 것을 배려해서 해설사 분은 이동 간 휴식시간도 배려해 주셨고, 다음 목적지인 ‘서암 정사’에서는 자연석을 하나하나 세공해서 만든 불상들이 가득한 또 하나의 석굴암에 대해서 세세한 건립과정까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참 좋았다. 특히 작은 굴 안을 메우고 있는 돌과 그 돌 위에 수놓은 불상의 모습은 바깥세계와 다른 세계, 즉 우리의 몸 안에 있는 정신의 세계를 표현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모든 탐방이 끝나고 우리는 칠선계곡으로 가서 출발전 대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나마 군생활의 답답함을 씻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오도재’에서는 굽이굽이 어려운 길을 천천히 내려가면서 ‘산과 길이 이렇게 아름답게 어울리는 곳은 대한민국 그 중에도 함양이 제일이지 않은가’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나와 우리 부대 장병들은 부대에 하루의 ‘짧고도 긴’ 여정을 보내고 복귀했다. 우리들 모두는 각자의 마음속에 오늘의 함양 지역문화탐방이 자리잡겠지만 이 무더운 여름날 우리에게 하루만큼 즐겁고도 보람찬 볼거리와 먹거리와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인 함양에 대한 깊은 설명을 해주신 군청 관계자분들과 또 기회를 마련해주신 함양군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더해서 나는 오늘을 통해 내가 지키고 살아가는 ‘함양’의 긍지를 가슴속에 새겨 전역 후에도 가족들과 꼭 한번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도록 다짐하겠다.
함양대대 상병 박장수
처음 함양 투어를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곳이 경주나 제주 같은 관광도시도 아닌데, 무슨 투어를 간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에게 함양 투어의 경험은 저의 군생활에 있어서나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추억이었고 많은 것을 보고 듣는 배움의 사간이었습니다. 선비의 정신이 살아 있는 곳, 풍부한 자연과 문화 유적이 가득한 곳, 제가 군복무를 하고 있는 함양이라는 곳이 바로 그 곳이었습니다.
함양군의 문화관광과의 후원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안내해 주시는 분과 함께 투어를 출발하면서 제 마음은 소풍가는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가이드 분의 함양에 대한 소개와 이야기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고, 어느새 함양을 사랑하는 마음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처음 버스가 정차한 곳은 지곡면에 위치한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었습니다. 나는 한 마리 좀벌레와 같다 하여 스스로에게 ‘일두 라는 호를 붙이신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돌아보며 겸손하고 겸허한 선비의 정신을 은은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러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바닥에 놓인 붉은 바위나 우물, 화장실 같은 사소한 것들 마저 가이드 분의 자세한 설명이 더해지자 그것들이 새롭게 다시 보였습니다. 그 후 여러 가지 서원들 중 남계서원을 둘러보고 함양의 대표적인 명소 상림공원을 방문했습니다. 수천여종의 식물이 가꾸어지고 보존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상림 숲인 그 곳에서 여러 나무와 식물들의 향을 느끼며 오랜만에 자연에 취할 수 있었습니다. 넓은 부지에 잘 조성되어진 상림공원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아름다운 휴양림이었고, 처음 보는 나무와 꽃에 대해 알 수 있는 학습의 기회도 제공해 주었습니다. 푸른 숲 속 길을 걸으며 우리들의 마음속에 숲의 소중함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일깨워졌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병사들을 만족시키고 더운 날씨에 사기를 불어넣어 준 것은 소위 말하는 짬밥이 아닌 바깥 식당의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던 점심시간 이었을 것입니다.
부른 배를 잡고 오도재를 넘어 지리산으로 향하는 동안 피곤함 때문인지 포만감 때문인지 모두들 잠이 들었고, 오전에 방문했던 관광명소들이 머릿속에 새록새록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방문한 곳이 불교예술의 우수성과 가치를 느끼게 해 준 지리산의 ‘서암 정사’였습니다. 바위벽을 10년 동안 깎고 갈아 새긴 불상이나 사천왕상 같은 것들은 불자가 아닌 저에게 종교적인 느낌보다는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위대하게 느껴져 넋을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엄숙하면서도 섬세하고 풍부한 그 조각들은 불교예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리산 계곡 맑은 물에 발도 담궈 보고 전망대에서 지리산의 줄기와 봉우리들을 내려다보며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에 다시 한 번 감탄 했습니다.
이번 투어는 훗날 저에게 지겹게 군생활을 했던 그냥 공기 좋은 곳으로 기억될 뻔 했던 함양이, 이제는 나중에 가족과 함께 다시 와서 구경하고 즐기고 싶은 곳으로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함양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소중한 추억을 가질 수 있게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양대대 일병 정현석
글을 쓰기에 앞서 내가 지켜야 할 이 고장에 대해 처음으로 갖게 된 ‘진정한 애착심’의 계기를 제공해 준 함양군 대표님들과 지역주민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글을 쓰고자 한다. 나는 사실 함양에 대해 고작 지리적인 위치정도만 알고 입대를 하였다. 그래서 내가 근무 하고 있는 이곳을 나의 군부대 지역정도로만 생각해왔던 것 같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 함양에 대해 소개를 요구할 때마다 자신감 있게 대답하지 못 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이번에 있었던 ‘함양투어’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나는 내가 2년 동안 근무하는 지역에 대해 특별한 관심과 애착도 없이 오로지 나의 군 생활만을 생각 해 온 채 전역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처음에 대대장님께서 ‘함양투어’를 계획하고 계신다는 말씀에 약간은 놀랬다. 마치, 여렸을 때 소풍을 갈 때 드는 느낌처럼 기대감과 설레임이 조금씩 생겼다. 그런데, 더욱 놀랬던 것은 우리 대대에서만 자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함양군청에서 지원을 해주어 대대장님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순간, 그 소식을 듣고 감사의 마음이 크게 들었고, 그만큼 ‘함양투어’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졌다.
‘함양투어’의 날을 기대하며 맞이한 나로서는 당일도 기쁨으로 맞이하였다. 차량까지 대대에 준비시켜 놓고, 관광사까지 지원하여 우리 병사들과 함께 해준다는 말씀에 더욱 감격하였다. 그렇게 ‘함양투어’는 시작되었다.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부터 함양에 대해 친절이 그리고 자세히 소개해주시는 관광사의 열성이 내 마음에 계속해서 와 닿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함양을 그저 ‘농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러한 생각은 선입견이라고 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나로 하여금 함양에 대해 색안경이 아닌 깨끗한 투명한 안경을 쓰고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한편 함양의 군인으로서 자부심마저 들었다. 단지, 생산수단이 지리적 환경에 맞게 대응되어 서울과 약간은 다를 뿐이지, 어쩌면 도시보다 더욱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자족해하며 생산을 꾸려 나가는 이 곳 함양 지역주민들이 진정 욕심없이 사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대 전에도 한 번 방문하지 못했던 소중한 우리나라의 문화재들을 차차 탐방하면서 함양지역의 ‘미’에 대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마치, 역사가 살아있어 문화재를 통해 조상들이 얼마나 이 곳 함양을 사랑했는지 기쁜 숨소리와 환호의 소리를 내며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았다. 함양의 높은 봉우리와 깨끗한 물도 인정해 준 조상들의 ‘함양애착’을 이제는 나도 물려받게 되어 이번 ‘함양 지역탐방’에 크게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한 지역인 함양이라는 생각이 아닌 내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살아있는 아름다운 내 고장으로 생각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 할 것이다. 아울러, 이 곳 함양을 잊지 못하여 전역을 하고나서도 꼭 다시 찾아와 지금의 고마움에 보답하겠노라 다짐한다.
- 담당
- 민원봉사과 민원담당 (☎ 055-960-4410)
- 최종수정일
- 2024.07.23 19:0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