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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된 예루살렘'에 관한 글(괴테)
- 작성일
- 2015-05-23 17:26:04
- 작성자
- 권유진
- 조회수 :
- 31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내 생각에다 마침내 그 어떤 방향을 제시해 준 것이 코펜
(주석7: 역자 이름이 실제로는 코펜Koppen이 아니라 코프Kopp였다. 아래의 주석8 참조)
의 번역판으로 내 손에 들어온 '해방된 예루살렘'
(주석 8: 'Das befreite Jerusalem'은 타소Tasso의 유명한 서사시.
괴테의 부친의 장서 중에는 원본인 '해방된 예루살렘La Gerusalemme liberata' 이외에,
코프John Friedr.Kopp의 번역본(Versuch einer poetischen Ubersetzung des Tassoischen Heldengedichts
genannt: Gottfried oder das Befreyete Jerusalem, Leipzig,1744)도 발견되었다.)
이었어요.
물론 나는 그 시를 완전히 다 읽을 수는 없었어요.
그러나 그중에는 내가 줄줄 외울 수 있고, 그러노라면
그 영상들이 내 눈에 선하게 두둥실 떠오르는 듯한
그런 대목들이 있었어요.
특히 클로린데
(Chlorinde : '해방된 예루살렘'에 나오는
아름답고 고귀한 이교도 여인.)
의 일거수 일투족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그녀의 약간 남성적인 여자다움과 조용하고도 풍족한 태도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내 정신에다 저 아르미다
(Armida : '해방된 예루살렘'에 나오는 여자 마술사.)의
부자연스러운 매력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주었어요.
하긴, 아르미다의 정원도 그렇게 무시할 것만은 아니었지만요.
그러나 저녁에 우리 집의 합각() 지붕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발코니 위를 거닐며 주변을 내려다 볼 때면,
그리고 저물어 가는 석양으로부터 한 줄기 떨리는 광선이
아직도 지평선 위로 희미하게 솟아오르고, 별들이 나타나고,
온갖 깊은 구석구석으로부터 밤이 밀려오고,
그 장엄한 고요를 뚫고 귀뚜라미가 울어댈 때면,
나는 탄크레트Tankred와 클로린데의 그 슬픈 결투의 이야기
(타소의 '해방된 예루살렘' 제12가 참조)를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이라도 혼자 되뇌곤 했지요.
나 자신 당연히 기독교인의 편이긴 했지만,
그 이교도 여주인공이 포위군의 큰 탑에 불을 지르기로 결심했을
때, 내 온 마음은 그녀의 편에 서 있었지요.
그리하여 이제 전사()차림을 한 클로린데는 밤에 탄크레트와
맞닥뜨리고, 어둠의 장막 속에서 전투가 시작되어,
그들은 서로 격렬하게 싸우지요.
하지만, 이제 클로린데의 명이 다하여,
그녀가 죽어야 할 시간이 다가왔도다!
나는 결코 눈물 없이는 이 시구를 읊을 수 없었어요.
특히 그 불행한 애인이 그녀의 가슴을 칼로 찌르고,
죽어가는 사람의 투구를 벗긴 순간,
마침내 그녀인 것을 알아보고는 떨리는 손으로
성수()를 가져오는 대목에선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요.
그러나 마의 숲 속에서 탄크레트의 칼이 나무를 찌르자
그 찔린 곳에서 피가 흘러나오면서
'이곳에서도 그대는 클로린데를 찔렀구나!
그대는 어디를 가나 자신도 모르게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운명을 타고났느니라'
라는 목소리가 그의 귀에 울리는 장면에서는
나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어요.
이 이야기가 어찌나 내 상상력을 사로잡아 버렸던지,
내가 시에서 읽던 각 대목이 내 영혼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하나의 전체적 모습을 이루게 되었어요.
나는 이 영상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한번 극으로 상연해 보겠다 생각했어요.
나는 탄크레트와 라이날트Reinald의 역을 맡고 싶었으며,
내가 이미 제작해 두었던 두 개의 군장이 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을 발견했어요.
비늘이 그려진 흑회색 종이로 만든 것은
진지한 탄크레트에게 어울리는 것이었고,
은종이와 금종이로 만든 것은
화려한 성격의 라이날트를 치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나는 상연을 하고 싶은 열의에 사로잡혀
이것을 친구들에게 모두 이야기했어요.
그들은 거기에 대해 뛸 듯이 기뻐했지만,
다만 이 모든 이야기가 상연되어야 하며,
그것도 그들 자신에 의해 상연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인용 출처 :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1', 요한 볼프강 폰 괴테,안삼환 옮김, 민음사,2005년.)
(주석7: 역자 이름이 실제로는 코펜Koppen이 아니라 코프Kopp였다. 아래의 주석8 참조)
의 번역판으로 내 손에 들어온 '해방된 예루살렘'
(주석 8: 'Das befreite Jerusalem'은 타소Tasso의 유명한 서사시.
괴테의 부친의 장서 중에는 원본인 '해방된 예루살렘La Gerusalemme liberata' 이외에,
코프John Friedr.Kopp의 번역본(Versuch einer poetischen Ubersetzung des Tassoischen Heldengedichts
genannt: Gottfried oder das Befreyete Jerusalem, Leipzig,1744)도 발견되었다.)
이었어요.
물론 나는 그 시를 완전히 다 읽을 수는 없었어요.
그러나 그중에는 내가 줄줄 외울 수 있고, 그러노라면
그 영상들이 내 눈에 선하게 두둥실 떠오르는 듯한
그런 대목들이 있었어요.
특히 클로린데
(Chlorinde : '해방된 예루살렘'에 나오는
아름답고 고귀한 이교도 여인.)
의 일거수 일투족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그녀의 약간 남성적인 여자다움과 조용하고도 풍족한 태도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내 정신에다 저 아르미다
(Armida : '해방된 예루살렘'에 나오는 여자 마술사.)의
부자연스러운 매력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주었어요.
하긴, 아르미다의 정원도 그렇게 무시할 것만은 아니었지만요.
그러나 저녁에 우리 집의 합각() 지붕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발코니 위를 거닐며 주변을 내려다 볼 때면,
그리고 저물어 가는 석양으로부터 한 줄기 떨리는 광선이
아직도 지평선 위로 희미하게 솟아오르고, 별들이 나타나고,
온갖 깊은 구석구석으로부터 밤이 밀려오고,
그 장엄한 고요를 뚫고 귀뚜라미가 울어댈 때면,
나는 탄크레트Tankred와 클로린데의 그 슬픈 결투의 이야기
(타소의 '해방된 예루살렘' 제12가 참조)를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이라도 혼자 되뇌곤 했지요.
나 자신 당연히 기독교인의 편이긴 했지만,
그 이교도 여주인공이 포위군의 큰 탑에 불을 지르기로 결심했을
때, 내 온 마음은 그녀의 편에 서 있었지요.
그리하여 이제 전사()차림을 한 클로린데는 밤에 탄크레트와
맞닥뜨리고, 어둠의 장막 속에서 전투가 시작되어,
그들은 서로 격렬하게 싸우지요.
하지만, 이제 클로린데의 명이 다하여,
그녀가 죽어야 할 시간이 다가왔도다!
나는 결코 눈물 없이는 이 시구를 읊을 수 없었어요.
특히 그 불행한 애인이 그녀의 가슴을 칼로 찌르고,
죽어가는 사람의 투구를 벗긴 순간,
마침내 그녀인 것을 알아보고는 떨리는 손으로
성수()를 가져오는 대목에선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요.
그러나 마의 숲 속에서 탄크레트의 칼이 나무를 찌르자
그 찔린 곳에서 피가 흘러나오면서
'이곳에서도 그대는 클로린데를 찔렀구나!
그대는 어디를 가나 자신도 모르게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운명을 타고났느니라'
라는 목소리가 그의 귀에 울리는 장면에서는
나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어요.
이 이야기가 어찌나 내 상상력을 사로잡아 버렸던지,
내가 시에서 읽던 각 대목이 내 영혼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하나의 전체적 모습을 이루게 되었어요.
나는 이 영상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한번 극으로 상연해 보겠다 생각했어요.
나는 탄크레트와 라이날트Reinald의 역을 맡고 싶었으며,
내가 이미 제작해 두었던 두 개의 군장이 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을 발견했어요.
비늘이 그려진 흑회색 종이로 만든 것은
진지한 탄크레트에게 어울리는 것이었고,
은종이와 금종이로 만든 것은
화려한 성격의 라이날트를 치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나는 상연을 하고 싶은 열의에 사로잡혀
이것을 친구들에게 모두 이야기했어요.
그들은 거기에 대해 뛸 듯이 기뻐했지만,
다만 이 모든 이야기가 상연되어야 하며,
그것도 그들 자신에 의해 상연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인용 출처 :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1', 요한 볼프강 폰 괴테,안삼환 옮김, 민음사,2005년.)
- 담당
- 행정과 정보전산담당 (☎ 055-960-4240)
- 최종수정일
- 2024.07.24 03:09:47